2007년 05월 24일
아버지가 인터넷 뉴스 보는 법을 익히셨다.
2년 전쯤이었나.
간만에 부모님 댁에 내려갔더니, 아버지가 저녁 식사 후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션으로 컴퓨터를 켜고 그 앞에 떡 앉으시는 거다. 모니터에 얼굴을 거의 갖다 붙이고 네이버 화면 이곳저곳으로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움직이는 모습은 좀 불안정해 보였지만,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시는 데에는 별 불편함이 없으신 듯 했다. 컴퓨터는 물론이요 웬만한 가전제품도 잘 못 다루시던 - VTR조작방법도 모르시던 - 아버지가 저런 걸 배우시다니. 심심하셨나보다. 그래도 건설적이네……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아버지가 스크롤을 지릭지릭 내려서 뉴스에 달린 리플들을 진지하게 읽기 시작하셨다. 순간 불안도 급상승.
나보다 사회경험치도 압도적으로 많이 쌓으신 분이지만, 20년 가까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신 분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몇 가지 의미로 순진무구하시기 짝이 없어 보인단 말이다. 마치 10살 초등학생에게 네이버 리플란을 보여 주는 그런 끔찍한 기분이 엄습해 왔다. 아버지는 오만가지 댓글알바생들 잡소리를 70%는 다 믿고 끄덕끄덕하실 분이라고!! 조회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추천수에도 전혀 수상함을 느끼지 않으실 분이란 말야!!! 각종 쓸데없는 낚시 리플에도 일일이 낚이시고 하나하나 감정을 느끼고 소모하실거야 ;ㅁ;!!
우어. 자식이랍시고 하나밖에 없는 녀석이 (그것도 아버지가 벌어 오시는 돈으로 먹고 사는) 이리도 아버지를 안 믿어서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걸 어쩌겠나. 아버지께 인터넷 뉴스 보는 법을 가르친 유일한 사람일 어무이를 붙잡고 말했다.
"아빠 저런식으로 리플 읽게 해도 돼? 아니, 솔직히 대형 포탈 인터넷 뉴스에 딸린 리플같은 거 보는 건 정말 정신소모잖아. 괜히 기분만 나빠지고, 제대로 된 리플도 별로 없을 게 뻔하잖아. 진짜 아버지 리플 읽는 것만은 좀 말려 주면 안 될까?"
어머니는 상큼하게 대답하셨다.
"뭐 어때. 재밌잖아. 나도 읽는데 뭐."
어이쿠 어머님... orz
어무이야 PC통신 시절까지 합쳐서 인터넷 경력이 우리 집에서 가장 긴 분이라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뭐, 리플도 나름대로 피식 웃으시면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아버지가 걱정된다. 내게 있어 지난 11년간의 인터넷질은 내 성격을, 인간들에 대한 생각을 악화시켰으면 악화시켰지 절대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진 않았다. 그런 곳 잘 모르셨으면 좋겠다. 그냥 마음 편하게 TV 뉴스 보시고 朝선일보나(...) 보시는 게 나을 것 같기도.
쓸모도 의미도 없는 걱정이려나. 어차피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저거 겨우 20년 좀 넘게 산 녀석이, 인터넷질한답시고 이상한 물 들어 오는 거 아냐?] 라는 걱정부터 드시겠지.
요즘 들어 가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이라는 세계는 대체 왜 생겨난 건지.
난 여기 제대로 접하고 있는 것일지.
간만에 부모님 댁에 내려갔더니, 아버지가 저녁 식사 후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션으로 컴퓨터를 켜고 그 앞에 떡 앉으시는 거다. 모니터에 얼굴을 거의 갖다 붙이고 네이버 화면 이곳저곳으로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움직이는 모습은 좀 불안정해 보였지만,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시는 데에는 별 불편함이 없으신 듯 했다. 컴퓨터는 물론이요 웬만한 가전제품도 잘 못 다루시던 - VTR조작방법도 모르시던 - 아버지가 저런 걸 배우시다니. 심심하셨나보다. 그래도 건설적이네……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아버지가 스크롤을 지릭지릭 내려서 뉴스에 달린 리플들을 진지하게 읽기 시작하셨다. 순간 불안도 급상승.
나보다 사회경험치도 압도적으로 많이 쌓으신 분이지만, 20년 가까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신 분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몇 가지 의미로 순진무구하시기 짝이 없어 보인단 말이다. 마치 10살 초등학생에게 네이버 리플란을 보여 주는 그런 끔찍한 기분이 엄습해 왔다. 아버지는 오만가지 댓글알바생들 잡소리를 70%는 다 믿고 끄덕끄덕하실 분이라고!! 조회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추천수에도 전혀 수상함을 느끼지 않으실 분이란 말야!!! 각종 쓸데없는 낚시 리플에도 일일이 낚이시고 하나하나 감정을 느끼고 소모하실거야 ;ㅁ;!!
우어. 자식이랍시고 하나밖에 없는 녀석이 (그것도 아버지가 벌어 오시는 돈으로 먹고 사는) 이리도 아버지를 안 믿어서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걸 어쩌겠나. 아버지께 인터넷 뉴스 보는 법을 가르친 유일한 사람일 어무이를 붙잡고 말했다.
"아빠 저런식으로 리플 읽게 해도 돼? 아니, 솔직히 대형 포탈 인터넷 뉴스에 딸린 리플같은 거 보는 건 정말 정신소모잖아. 괜히 기분만 나빠지고, 제대로 된 리플도 별로 없을 게 뻔하잖아. 진짜 아버지 리플 읽는 것만은 좀 말려 주면 안 될까?"
어머니는 상큼하게 대답하셨다.
"뭐 어때. 재밌잖아. 나도 읽는데 뭐."
어이쿠 어머님... orz
어무이야 PC통신 시절까지 합쳐서 인터넷 경력이 우리 집에서 가장 긴 분이라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뭐, 리플도 나름대로 피식 웃으시면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아버지가 걱정된다. 내게 있어 지난 11년간의 인터넷질은 내 성격을, 인간들에 대한 생각을 악화시켰으면 악화시켰지 절대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진 않았다. 그런 곳 잘 모르셨으면 좋겠다. 그냥 마음 편하게 TV 뉴스 보시고 朝선일보나(...) 보시는 게 나을 것 같기도.
쓸모도 의미도 없는 걱정이려나. 어차피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저거 겨우 20년 좀 넘게 산 녀석이, 인터넷질한답시고 이상한 물 들어 오는 거 아냐?] 라는 걱정부터 드시겠지.
요즘 들어 가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이라는 세계는 대체 왜 생겨난 건지.
난 여기 제대로 접하고 있는 것일지.
# by | 2007/05/24 01:39 | 일상잡담 | 트랙백(3)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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